사진은 하찮은 존재의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다

2012년 9월 14일 오전 3:43

2011년 7월 DSLR 카메라를 처음 구입하였다. 만 1년이 조금 넘어간다. 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보낸 시간이다. 이제 어느정도 카메라를 다루는 법은 읶힌것 같다. 카메라 둘러매고 그 동안 가보지 못했던 곳을 두루 다니며, SD메모리에 닮아온 사진을 정리하며 보낸 시간도 즐거운 경험이었다. 

 

그 동안 두루 다니면서 찍은 사진은 페이스북 그룹  사진속 일상 그룹에 공유하고 있다.  어느날 같은 선생에게서 사진을 함께 배운 이지현님이 데크에 떨어진 낙옆사진을 올렸다. 이 사진이 이화마을 출사에 동반 했던 둘째 아들이 집에 돌아와 형과과 나누었던 대화를 회상하게 한다. 출사 내내 투덜거리며 따라다니던 녀셕이 집에 돌아온 직 후 형과 한 대화이다. 

 

"지성아! 아빠랑 재미 있었니?" 형이 질문을 던졌다.

 

 "난 다시는 아빠 사진 찍는데 안따라가? 아빠는 이상한대로만 가서 사진만 찍어 ! 재미 하나두 없었어~" 하며 투덜거린다.  

 

고소하다는듯이 낄낄거리던 큰 녀석이 노트북에 카메라를 연결하고 있는 나에게 달려들며 말한다.

 

"아빠 찍어온 사진 보여주세요~~."

 

방금 담어온 따끈따끈한 이화동 골목 사진을  한장 넘기며 신이나서 보여주는 나에게 큰 아들이 어이없다는 듯 질문을 던진다.

 

".....근데 아빠! 이딴 사진 왜 찍는거야?"

 

쩜쩜쩜(...),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해 아들 머리를 쓰다듬으며 얼버무렸다. 

 

"아빠의 작품이다..ㅎㅎㅎ 잘찍었지? "

 

이지현 作

이지현 作

 

작품명도 붙여지지 않은 데크에 뒹구는 낙옆 한잎들어 있는 이 사진이 " 사진을 왜 찍을까? 그리고 무엇을 찍을까?" 라는 명제를 세삼 생각하게 한다. 쓸쓸한듯, 애처러운 듯 앵글에 닮긴 화려하지도, 예쁘지도 않은 작은 낙옆 하나가   시간의 흐름을 멈추어 버리는 듯 가슴 깊은 곳을 찌른다. 

 

나는 한번도 이렇게 디테일에 신경써 본적이 없는 작품이다.  미니멀한 피사체인 낙엽하나에 감추고 싶은 여인의 속살을 보는 듯한  에이도스(eidos)가 함축 되어 있는 듯 하다. 디테일이 있는 사진속 미니멀한 낙옆 하나가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낸다.  

 

미시적이고 하찮은 것이 아름답고 거시적인 것 못지 않은 존재의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작품이다. 사진을 어떤 것의 작음, 하찮음, 눈길을 받지 못한 죽음의 진술로 규정한 롤랑바르트의 말 뜻을 조금은 이해 할 것같다.  하찮은 존재의 가치를 찾아내고, 이를 통해 사유하는 것이 사진의 대상이고 사진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답을 스스로 해본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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